긴 추석연휴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시민들이 서울 도심 속 힐링 명소로 한강을 찾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버스 선착장’이 카페, 문화체험, 반려동물 동반공간 등으로 재탄생하며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여의도 선착장 스타벅스
서울시는 현재 한강버스의 정식 운항을 앞두고 안전 점검을 위한 무승객 시범운항을 진행 중이지만,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7곳의 선착장은 이미 시민과 관광객의 문화·여가 공간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망원, 여의도, 압구정, 뚝섬, 잠실 선착장에는 지역 특색을 살린 ‘한강뷰 카페’들이 입점해 연휴 내내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 망원선착장 3층 ‘뉴케이스’는 전시와 카페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노을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통창 인테리어로 SNS 인증 명소로 자리잡았다. 애견동반이 가능해 반려인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뚝섬선착장 3층의 LP청음카페 ‘바이닐’은 5,000여 장의 음반을 비치해 방문객이 직접 턴테이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입장료를 내면 음료와 LP 감상이 함께 제공돼 한강 야경 속 ‘나만의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여의도선착장에는 120평 규모의 스타벅스가 문을 열었다. 크루즈 선실을 모티프로 한 인테리어와 맥주·칵테일 메뉴가 특징으로, 해질녘 윤슬과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압구정의 핑크톤 ‘카페 시나본’과 북카페 ‘테라로사’ 역시 한강 감성 명소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선착장 곳곳에는 ‘치킨존’과 ‘라면체험존’이 운영돼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망원·여의도·압구정·뚝섬·잠실 5곳 선착장에는 BBQ 매장이 입점해 강변 뷰를 바라보며 치맥을 즐길 수 있으며, ‘라면 라이브러리’에는 국내외 인기 라면이 전시돼 있다. 방문객은 라면을 구입해 2층 체험존에서 직접 끓여 먹는 이른바 ‘한강라면’ 체험을 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강 방문객은 약 8,000만 명으로, 올해는 한강버스 운영과 사계절 축제 확대에 힘입어 1억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케이푸드(K-Food)와 케이컬처(K-Culture) 인기로 외국인 관광객 약 3만 명이 이미 한강을 찾았으며, ‘현지인처럼 즐기는 노-노멀(no-normal) 여행’ 트렌드 속에 증가세가 가파르다.
시는 이러한 한강의 변화가 ‘한강르네상스’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2006년 시작된 1단계 사업이 ‘치수 중심의 회색 공간’을 ‘시민 친수형 녹색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면, 2023년부터 추진 중인 ‘한강르네상스 2.0(그레이트 한강)’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 ‘함께 누리는 한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을 재개하면 시민들이 한강의 다양한 명소를 보다 쉽게 연결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선착장에서 내려 한강공원과 샛강공원, 제2세종문화회관을 둘러보고,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노을 명소와 드론라이트쇼를 즐길 수 있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남은 추석 연휴 한강 선착장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한강이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이자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도록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노은정
기자